작가의 눈
대통길 작은 미술관
나의 사진은 잡식성이다.
물론 이것이 좋다고 할 수도 나쁘다고 할 수도 없겠지만,
내가 그만큼 다양한 시각과 생각을 가지는 자유로움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즐겁기에 그림을 그리면서도
아주 오랫동안 지금까지 사진을 놓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이번 전시는 생각지도 않게 우연히 가지게 되었다.
어떤 타이틀을 가지고 오래 준비한 것이 아니어서
무엇을 보여줘야 할지 많은 고민이 되었다.
보여주고 싶은 사진들은 많은데, 나의 부족한 예산과
새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준비하기엔 짧은 시간이라
그동안 찍어왔던 사진들을 골라봤다.
가능하면 무거운 사진들보단 일반인들이 보기에 편안한 사진들로 구성하되,
사물과 대상을 바라보는데 도움이 될만한 것들과 묶어봤다.
사진들 대부분 아주 거창한 대상들이나 장소가 아니다.
주로 출 퇴근 중 지나치는 풍경들, 또는 동네 주변, 가까운 공원들 같은
누구나 바로 볼 수 있고 가까이 있는 피사체들이지만
그것들을 어떤 시각으로 담아냈는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그동안 긴 휴식기를 가져온 나에게
첫 숨을 내쉬며 조금씩 달리기 위한
가벼운 발걸음이라 생각하고 싶다.
비록 첫 걸음이 그림이 아닌 사진이긴 하지만
나의 그림은 항상 사진을 통해 얻어왔기에
이것도 내 작업의 일부라 생각한다.